안녕하세요. 나미팍입니다.
쌍둥이를 키우며 지낸 시간 동안 저는 늘 마음속으로만 해두었던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가들이 조금만 더 크면 해야지, 하루가 조금만 덜 바빠지면 시작해야지 하며 미뤄두었던 것들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쌍둥이 육아는 생각보다 길고 촘촘해서
그 ‘조금만 더 여유로운 때’는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쌍둥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야 다시 제 상태를 돌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분명 하리라고 마음 먹었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일들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이 글은 제가 처음에는 하려고 했지만 하지 못했고,
이제서야 다시 꺼내 들게 된 ‘부모의 회복 리스트 4가지’를 정리한 기록입니다.
혹여라도 나중에 다시 읽게 되면 아! 하나씩 마무리 했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1. 늘 미뤄두었던 병원 방문
임신전, 그리고 출산 후 꼭 필요한 건 몸을 챙기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출산하면 병원부터 가야지 했는데, 쌍둥이를 돌보는 일이 바쁘기도 하고 틈도 나지 않아서 항상 기다리고만 있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조금만 아파도 찾았던 병원은 육아 후 주로 아이들이 아파서 데려가는 곳이 되었고 제 진료는 늘 다음으로 밀렸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참으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과 피로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아가들 어린이집 등원 이후 생긴 오전 시간은 그동안 미뤄왔던 제 몸 상태를 점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임신 전 멈춰둔 임플란트를 위한 치과,
출산후 모든 뼈가 아파 어느새 1순위가 된 정형외과,
시험관하며 호르몬으로 엉망이된 피부 진료가 필요한 피부과까지.
부모의 건강 관리가 결국 육아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이제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2.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만 하던 시간에서 벗어나기
임신 전까지는 적어도 일주일에 1~2회 정도 필라테스라도 다니며 겨우 아프지 않을만큼 건강을 유지했습니다.
겨우 있는듯 없는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임신하면서 부터 운동은 꿈에도 꾸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래서 쌍둥이를 키우며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수없이 했습니다.
허리가 아플 때마다,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느낄 때마다 마음속으로는 늘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운동을 시작하기에는 하루가 너무 빽빽했습니다.
이제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운동을 ‘계획’이 아닌 ‘관리’의 관점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체중 감량이나 기록을 세우는 운동이 아니라,
통증을 줄이고 하루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을 유지하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인 기준이 되었습니다.
3. 멈춰 있던 공부를 다시 떠올리게 된 이유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런 저런 다양한 것들을 배우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또? 돈 아깝지 않아? 라는 질문을 던지며
쓸데없는 일이라고도 했지만 저에게는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잠시동안이라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쌍둥이 육아 이후 공부는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음속에는 영어 공부를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관심 있던 분야를 조금 더 깊게 알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아가들이 어린이집 등원 후 조용한 집에 혼자 남아 있는 시간이 생기자
그동안 멈춰 있던 생각들이 다시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큰 목표보다 하루 10분이라도 집중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는 결과보다 리듬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기준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4. 수익을 만들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하기
쌍둥이 육아를 하며 비용에 대한 감각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막연하게 ‘언젠가는 나도 무언가를 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실행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린이집 이후의 시간은 수익화에 대해 다시 현실적으로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정부에서 해주는 지원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우리 쌍둥이들을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기간의 결과보다
육아 경험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는 기준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글쓰기나 SNS 기록처럼 당장 부담되지 않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이 지금의 저에게 맞는 선택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예전부터 마음속에 있었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지금에서야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늦었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신, 출산, 육아의 과정속에서 지친 부모의 회복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나씩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실행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는 것부터가 회복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중 한 가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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