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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맘 번아웃의 시작, 잘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

by 나미팍 2026.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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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미팍입니다.

쌍둥이를 키우며 가장 자주 스스로에게 던졌던 말이 있습니다.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부족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고 두 아이 모두에게 같은 사랑을 주고 싶었고,
가능하다면 실수 없이 하루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은 분명 좋은 출발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저를 가장 지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쌍둥이를 키우며 ‘잘한다’는 기준은 늘 높아졌습니다.
한 아이를 챙기고 나면 곧바로 다른 아이의 표정을 살피게 되었고,
한 아이가 울음을 그치면 다른 아이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같은 시간에 먹이고, 같은 만큼 안아주고, 같은 속도로 재우려는 시도는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하루가 끝날 즈음에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 있었습니다.

‘잘했는지’만 남았던 육아

하루를 돌아볼 때도 쉬이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잘했는지, 혹시 놓친 건 없는지, 한 아이에게 더 오래 머문 건 아닌지 계속해서 점검했습니다.

아가들이 무사히 잠들었는데도 마음 한편에는 ‘완벽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남아 있었습니다.

 

출산을 한 직후 몸도 좋지 않은데 초보엄마이기도 한 탓에 아가들을 잘 돌보지 못했습니다.

조리원에서 아가들을 데리고 온 시간이 다른 엄마들보다 적었고

집으로 와서 역시 몸이 너무 아팠던 까닭에 누가 봐도 엄마 노릇 못하는 엄마였고 걱정하는 소리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산후 도우미 선생님들께 아가를 많이 맡겼고 잠이 들면 아가들이 우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일어나지 못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육아에 적응하는 시간이 남들보다 오래걸렸습니다. 

이런 이유였던건지 아니면 쌍둥이를 키운다는 이유 때문인 건지 이후로는 나는 늘 더 잘해야 하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치고 나서야 알게 된 것

그러던 어느 날 괜히 이유 없이 더 지친 날이 있었습니다.

아가들이 유난히 힘들었던 날도 아니었고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깨달았습니다.
나를 지치게 한 건 육아 자체보다 잘해내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한 제 자신이었다는 걸 말입니다.

 

모든 순간에 최선이어야 한다는 부담,

못했던 초보 엄마티를 빨리 벗어야 한다는 생각,

쌍둥이 아가들에게는 항상 공평해야 한다는 압박,
두 아이의 모든 신호에 완벽히 반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조금씩 저를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잘하려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기로 한 날

그 이후로 저는 기준을 조금 낮추기로 했습니다.


잘하려고 애쓰는 엄마가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만큼 반응하는 엄마로 남기로 했습니다.

한 아이에게 먼저 가야 했던 순간이 있었다면 다른 아이에게는 조금 늦게라도 꼭 돌아오기로 했고,
모든 순간을 완벽히 채우지 못해도 하루 전체를 포기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육아를 잘한다는 남들의 평가도 듣기 위해 애쓰는 것도 그만하기로 했습니다.

 

쌍둥이 육아에서 중요한 건 항상 잘하는 엄마가 되는 게 아니라 끝까지 곁에 있는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가들이 필요할 때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엄마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아가들은 졸리거나 배고프면 엄마를 찾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물론 지금도 여전히 잘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 마음이 나를 해치지 않도록 조금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 하루, 두 아이를 다치지 않게 지켜냈고, 울음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고,

결국 하루를 함께 마무리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날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봅니다.

쌍둥이를 키우며 배워가는 건 아이들을 돌보는 방법만이 아니라 나 자신을 다그치지 않는 법이기도 합니다.

 

오늘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아이들 곁에 있었고 그 사실 하나로 이 하루는 충분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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