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밤 10시쯤이었습니다.
아직 남편이 야근 중이라 퇴근해서 오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두 아이가 거의 동시에 깨서 울기 시작했습니다.
한 아이를 먼저 안고 달래서 재우고 나서,
다른 방에 있는 아이에게 서둘러 가야 했는데 그 짧은 사이에 두 아가들이 모두 깰까봐 등에 식은땀이 흐르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행히 바로 가서 토닥여준 덕분인지 두 아이 다 금방 울음을 그치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조금만 늦게 갔어도 한참 더 울었을 것 같은데,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사실 이날 하루만 유독 힘들었던 건 아닙니다. 남편이 늦는 밤이면 늘 이런 긴장감의 연속입니다.
한 아이를 재우는 동안에도 다른 방 아이가 언제 깰지 몰라서, 재우는 내내 신경을 완전히 놓지는 못합니다.
15개월 된 쌍둥이를 키우면서 이런 밤을 몇 번 겪다 보니 "왜 하필 밤 10시쯤, 그리고 새벽 5시쯤 깨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정리해 봤습니다.

밤 10시 전후, 새벽 5시쯤 깨는 이유
찾아보니 대한소아과학회지에 실린 수면 생리 관련 논문에 따르면,
비렘수면과 렘수면 주기는 약 90~120분 간격으로 하룻밤에 4~5회 반복되는데, 렘수면은 특히 수면 후반부 1/3 구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저희 아가들이 저녁 7시쯤 잠들었으니 밤 10시 전후는 첫 번째 수면 사이클이 끝나는 시점과 겹치게 되는 거였고,
새벽 5시쯤은 렘수면 비중이 높아지는 후반부 구간과 맞물립니다.
그래서 저희 아가들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 역이 이 두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깨는 경우가 유독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저희 아이들도 이 타이밍에 깨긴 하지만, 바로 가서 토닥여주면 길게 울지 않고 금방 다시 잠드는 편입니다.
아마 완전히 깬 게 아니라 얕은 잠 구간을 넘어가는 짧은 각성이라,
반응해 줄 수 있는 시간(골든타임) 안에 달래주면 다시 잠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의학 정보를 다루는 MSD 매뉴얼에서는 생후 9개월 무렵과 18개월을 전후로해서
분리불안, 대근육 발달, 과도한 흥분 등으로 밤중 수면 장애가 흔히 나타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아이 방을 어둡게 유지하고, 잠들기 전 자극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웨이크 윈도우(마지막 낮잠~취침 간격)를 확인해 봤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마지막 낮잠이 오후 3시 전에 끝나고, 취침은 7시(늦으면 8시)였습니다.
계산해 보니 낮잠 후 취침까지 간격이 4~5시간이었는데, 15개월 전후 아기에게는 다소 긴 편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버타이어드'는 공식 의학 용어라기보다 육아·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개념인데,
각성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오히려 몸이 각성 상태의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영향을 받아 잠들기는 쉬워도 밤중에 자주 깨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수면 중에는 코르티솔이 낮아지고 깨어날 때 다시 높아지는 것이 정상적인 생체리듬인데,
이 균형이 지나친 피로로 흐트러지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셈입니다.
| 월령 구간 | 마지막 낮잠~취침 권장 간격 | 비고 |
|---|---|---|
| 12개월 전후 (낮잠 2회) | 약 3.5~4시간 | 오전·오후 낮잠 유지 시 |
| 13~15개월 (낮잠 2회→1회 전환기) | 약 4~4.5시간 | 낮잠 시간·횟수가 불규칙해지는 시기 |
| 15개월 이후 (낮잠 1회로 전환) | 약 5~5.5시간 | 낮잠이 하루 1회로 정착된 경우 |
만약 저희 아이들처럼 아직 낮잠 2회에서 1회로 넘어가는 전환기라면, 4~4.5시간 정도가 적당하고 5시간 가까이 벌어지면 길어지는 셈입니다.
알면서도 취침시간을 앞당기면 더 일찍 깰까 봐,
사실 취침시간을 당겨보라는 이야기를 듣고도 선뜻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더 일찍 재우면 더 일찍 깨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찾아본 자료들에서는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오버타이어드 상태로 재우면 밤중 각성이 잦아지고, 그 여파로 새벽 기상 시간도 당겨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반면 적정한 피로도로 재우면 잠드는 과정도 편안해지고 밤중에 깨는 횟수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번 주부터 하나씩 해보자" 싶었던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취침 루틴을 10~15분씩 서서히 앞당기기 (한 번에 크게 바꾸지 않기)
- 목욕→수유(우유)→책 읽기 등 같은 순서를 매일 반복해서 몸이 먼저 "잘 시간"을 인식하게 하기
- 저녁 식사 후에는 활발한 놀이보다 조용한 놀이로 전환하기
- 방을 충분히 어둡게 하고, 밤중에 깨더라도 불을 켜거나 놀아주지 않고 낮은 톤을 유지하기
Q1. 취침시간을 앞당기면 정말 밤중에 덜 깨나요?
A1. 아이마다 차이는 있지만, 오버타이어드 상태가 원인이었다면 취침시간을 조금 당기고 며칠 지켜보면 밤중 각성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다만 하루 이틀 만에 바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서, 최소 며칠은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Q2. 낮잠과 취침 사이 간격은 무조건 표에 맞춰야 하나요?
A2. 아이의 컨디션과 낮잠 총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간격이 표보다 길다고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밤중에 자주 깨는 패턴이 있다면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Q3. 쌍둥이인데 한 아이만 깨고 다른 아이는 안 깨면 어떻게 하나요?
A3. 저희 아이들도 밤에 깨는 모습이 서로 다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느 아이가 더 자주 깨는지가 매일 다르게 나타나서, 아직 뚜렷한 패턴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는 원래 이렇다"라고 단정하기보다, 그날그날 낮잠·컨디션을 먼저 확인해 보는 편이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
아직 저희 집은 취침시간을 완전히 조정해 본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에 "일찍 재우면 더 일찍 깬다"는 생각이 항상 맞는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 며칠 동안 취침 루틴을 조금씩 당겨보면서 밤 10시, 새벽 5시 깸이 줄어드는지 지켜볼 예정입니다.
참고 자료
- 채규영, "수면의 생리", 대한소아과학회지 2007;50(8):711-717
- MSD 매뉴얼(일반인용) - 신생아와 영아의 수면 행동, https://www.msdmanuals.com/ko/home/아동의-건강-문제/신생아와-영아-관리/신생아와-영아의-수면-행동
- MSD 매뉴얼(일반인용) - 소아의 수면 문제, https://www.msdmanuals.com/ko/home/기본-정보-아동의-건강-문제/소아의-행동-문제/소아의-수면-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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